'안방'에 해당되는 글 238건

  1. 2010.07.15 보장 by 구름할망
  2. 2010.07.15 서른 즈음에 by 구름할망
  3. 2010.07.04 헥헥헥헥 by 구름할망
  4. 2010.06.10 올해도 또 by 구름할망
  5. 2010.05.21 반갑네 by 구름할망
  6. 2010.05.11 주부의 강박 by 구름할망
  7. 2010.05.04 얻어들은 것 ^^ by 구름할망
  8. 2010.04.27 큰일이다 by 구름할망
  9. 2010.04.27 동감! by 구름할망
  10. 2010.04.10 삶의 소중함 by 구름할망

보장

안방 2010. 7. 15. 23:22

사는 게 이리 고달픈 건 전생에 죄가 많아서가 아니라 전생에 너무 부족함 없이 행복한 존재였어서 이승에서 고스란히 갚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면 적어도 다음 생의 행복은 보장된 셈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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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안방 2010. 7. 15. 12:04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이 노래를 좋아한단다. 물론 그는 서른을 넘긴지 십 년도 더 되었으니까 이 노래를 들으며 가사 언저리에 서서 매순간 절감하던 그때 자기 자신에 대한 그리움을 새길 것이다. 추억의 노래는 그런 식으로 반추하게 마련이지.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워 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워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내가 서른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나온 이 노래, 그걸 들으면서 마음이 순식간에 스무 살로 돌아갔더랬다. 그래, 내게도 서른이 되면 이럴 거라고, 이럴 수 있고 이러고 싶다고 하나하나 꼽아 계획했던 때가 있었지. 그 때는 서른이 참 까마득한 저쪽에 있는 줄 알고 서른만 되면 내 가치관도 인생도 모두 완성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조금 무책임하게 젊음을 즐겨도 되리라 믿었다. 서른은 이미 젊지 않으리라고 확신했으니까.

하지만 그 나이를 한참 넘긴 후에야 듣게 된 이 노래는 왜 그렇게 슬펐는지 몰라. 서른에도 발랄하고 다소 어리광스럽게 무책임해도 좋다는 걸 절대 인정하지 못했던 이십 대 그 사랑스러운 무식함이 슬펐단 말이다. 인생이란 어차피 늘 여정에 있는 것이며, 어느 지점에선들 완성되어 멈추어서 이후 내내 근엄하게만 살아야 하는 법은 없다는 것을 몰랐던 무식함. 이 노래를 지어 부른 가수는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으므로 영영 그 사실을 몰랐겠지. 서른도 이별만 하는 나이가 아니라는 걸.

나이가 사랑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지친 마음이 사랑을 방해하는 거지. 서른에 차마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겠는가 피식 웃었는데, 서른은커녕 마흔에도 쉰에도 사랑은 시작할 수 있더라. 심장 두근대는 이성은 물론이고, 이미 세상에 없는 누군가를, 내가 세상에 내놓은 누군가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매일매일 이별하며 사는 것은 물론이지만, 매일매일 만나며 사는 것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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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헥헥

안방 2010. 7. 4. 11:02
밤 사이에 구름이 좌악 빠져나갔다. 어제는 해 없어도 덥더니 오늘은 해까지 보태는 이 더위를 어찌 견딜까. 여름이라도 습도 없는 나라로 이민 갔으면. 참, 별 걸로 다 이민을, 쩝! 아직 오전인데, 벌써 숨이 턱 막히고 폐가 뜨거워 문이 있다면 닫고 싶을 지경이다. 해와 여름과 더위를 싫어하는 내가 거의 자학적 실행으로 더위와 부딪히며 쾌감을 느꼈던 기억들이란, 이글이글 익어가며 밭에 엎어져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제 그 짓도 못하겠다. 그러다 보니 여름과 더위와 태양이 점점 더 징글징글하다. 난 죽어도 여름엔 죽지 않을겨. 악이 받혀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죽는다면 좋은 데 못 갈 게 분명해. (욕심은. 정말 좋은 데 갈 생각야? 좋은 데가 있긴 하대? 그래도 좌우간...쩜쩜) 말인즉슨, 최소한 우아하게 죽고 싶다는 거라구. 여름엔 절대로 우아하게 죽을 자신 없거든. 히유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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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또

안방 2010. 6. 10. 11:20

해마다 여름이 오면 나는 그게 내 생애 마지막 여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여름 동안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더워서. 더운 게 짜증나서. 그런데 올해 다시 여름을, 그것도 아주 일찌거니 맞았다. 이거, 혹시 내 생애 마지막 여름 아닐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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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네

안방 2010. 5. 21. 10:05

감기 자네, 잊지 않고 찾아주어 반갑네.
부디 나한테만 머물다 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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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강박

안방 2010. 5. 11. 10:40
전업주부건 아니건 부엌에 서는 주부라면 다 강박이 있기 마련이다. 식구들 배를 채워주고 입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종일 나가 있는 식구들이 들어오면 바깥에서와는 다른 건강한 손수음식을 주어야 하고, 일 때문에 늘 집을 비우는 주부 경우에는 모처럼 집에 와 있는 때는 유예했던 그 소임을 다해야 하고...그런 강박 말이다.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 TV를 보면서 쉬고 있는 식구들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나르는 장면을 드라마에서도 종종 본다. 음료수, 과자, 과일 등등 끼니 말고도 들고나르는 게 쉼이 없다. 하다못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앞에 무언가 입을 다실 것이 있어야 입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우스운 일도 벌어지나 보다. 일 다니는 지인 딸애가 그러더란다.

- 엄마가 계속 바빠서 집에 있는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어. 엄마가 있으면 있을수록 내가 살이 찐단 말야. 속도 더부룩해 죽을 지경이야.

여자가 집에서 해야 하는 제일 큰일은 식구들 입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못박혀 있는 것 같다. 먹는 것으로 목숨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켜내는 게 동물이다 보니 먹거리 마련을 우선에 둘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살기 어려웠던 지난 시절에 비해 온갖 영양에 과잉노출되어 있는 지금에는 주부의 강박은 또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식구들이 끊임없이 먹기만 하는, 입만으로 만들어진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해칠까 봐서가 아니라 입을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집어먹는 행위는 이로울 게 없다는 것을, 먹거리를 대는 사람이나 요구하는 사람이나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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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들은 것 ^^

안방 2010. 5. 4. 17:23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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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안방 2010. 4. 27. 11:37
잠이 절대로 부족하다.

어디어디 이상하다, 어디어디 아프다, 어디어디 이런 증세 있다...이러고 병원에 가거나 약국에 가면 다들 한목소리. "잠을 못 자지 않습니까." 제기랄, 쪽집개네.

평생 잠이라곤 많지 않았다. 그래서 으레 그러려니 하고 산다. 피곤하기는커녕 기운만 펄펄 넘쳤다. 하지만 그런 정도 토막잠을 정식잠으로 알아도 무난했던 것은 젊음이라는 강력한 대처가 있었기 때문인가 보았다. 인제는 거기에 적절히 맞춰가기 무리가 있다는 소리다. 아프다기 이전에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산지 여러 해 되었다. 그 끝에 드디어 아프기까지 한 것이다. 평생 들인 습관을 어찌 바꿀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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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안방 2010. 4. 27. 10:47
"...... 사회 구조적 문제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공감하고 연대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당위 앞에서 맹복적인 사람은 위태로워 보려 꺼려진다. ...... 기술은 발달하고 정보도 늘어가지만, 사람들은 갈수록 좁은 출구에ㅐ서 버둥대며 앞으로만 돌진한다. ......"

/작은책 5월호에서 마일주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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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소중함

안방 2010. 4. 10. 07:33

우리는 흔히 삶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삶이 더없이 소중하고 대단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생일선물에는 고마워하면서도 삶 자체는 고마워할 줄 모른다.
삶이 무상(無償)으로 주어진 보물이라는 것을 모르고 아무렇게나 산다.
흘러가는 대로 산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보낸다.

- 김광수의 《삶에 관한 철학적 성찰-둥근 사각형의 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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