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마친 사랑방'에 해당되는 글 97건

  1. 2021.06.11 땡Q by 구름할망
  2. 2017.09.03 먼지 유감 by 구름할망
  3. 2016.08.04 잊은 게 아니었구만 by 구름할망
  4. 2013.03.13 성가시럽게 by 구름할망
  5. 2013.02.17 새삼 by 구름할망
  6. 2013.02.06 십 년이나 남았어요? by 구름할망
  7. 2011.04.02 청소 끝났는데 by 구름할망
  8. 2010.09.21 홀가분한 한가위 by 구름할망 1
  9. 2010.04.07 감정 by 구름할망 2
  10. 2010.04.01 편지 / 김광진 by 구름할망

땡Q

청소 마친 사랑방 2021. 6. 11. 12:53

딸이 그랬다. 땡큐라고.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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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끝낼 순 없는 건가 봐. 먼지를 후후 불어가며 그럭저럭 사는 거겠지.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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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마구마구 난다. 덮어뒀던, 잊었다고 믿었던 모든 게 한꺼번에 다 들고 일어나 화를 부추긴다. 이래봤자 나만 골탕이라는 거 모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끓어오르는 걸 어쩌냐. 불쾌하고 울화가 치민다.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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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싹 쓸었는데 자꾸 새가 날아들며 깃털 흐트리고 똥도 싸네.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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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청소 마친 사랑방 2013. 2. 17. 19:54
쯔쯔.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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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기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는 딸이 죽을 상이다. 
 -아 놔, 그러면 거기 못 가는 거야? 
측은한 눈으로 보며 위로라고 한 게 
-십 년만 지나면 돼. 
-십 년이나 남았어요?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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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한 바탕씩 춤을 춰요 들. 고개 돌린 사람을 굳이 찾으려는 심보는 뭘까 몰라. 그것도 저희와 직접 관련도 없는 치들이. 괜히 내 딸만 놀라게 했잖아.
전화를 건 아이 목소리는 덜덜 떨려서 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는데, 내용을 듣고 보니 불쾌하긴 했어도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었다. 그 인간들의 수준은 딱 그 정도인 걸 몰랐던 것도 아니고. 다만 딸내미가 안쓰러웠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제 과우가 보기에 얼굴이 완전히 허옇게 질려 있었던 모양이란다. 일단 한 바탕 놀란 것 지나고 나니 무서워 눈물이 나오더라고. 에효, 너는 아직 어리구나.
저는 놀랐겠지만 나로서는 그냥 입맛 쓴 정도일 뿐이다. 그딴 거 그냥 웃어넘기자면 스무 해는 족히 더 살아야겠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거다. 두고두고 지겹게 굴어댈 인간들이지. 어쩌면 한 세대 가고 나면 다음 세대가, 또 그 다음 세대가 이어가며 같은 짓을 할 게다. 차츰 아이 마음에도 굳은 살이 배길 거고, 흐흐 웃어 넘기게 되겠지.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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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다녀오자마자 허이허이 달려갔던 시집, 그게 첫추석이었다. 뭐야? 차례도 안 모시잖아. 추석 대목 핑계대며 시골 큰집에 내려가지도 않았던 그들이어서, 이 남자는 한 번도 차례상을 본 적도, 성묘를 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런 주제에 며느리 봤다고 갑자기 안 하던 추석 챙겨? 그냥 지네들 주워먹을 거 하루종일 만들라고? 전날 오라 하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디? 명절상이라는 걸 받아본 적도 없다던 삼형제가 갑자기 마누라 자식 거느리고 모여야 하는 걸로 아는 효자들이 될 차례였고, 시모는 밀린 빨래와 설거지만 쌓아놓고 사라져 버렸다. 나이 어린 동서는 꾸역꾸역 그 빨래 하고, 그 설거지 하고, 그 묵은 청소를 했다. 물론 나는 꼼짝하지 않았다.
난산으로 두 달이나 엉금엉금 기어다녀야 했던 내가 그 중간에 또 맞았던 두 번째 추석. 시외버스, 버스 연신 갈아타면서 갓 태어난 아기 안고 기저귀 가방 들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줌 지린내 진동하는 삼일아파트 7층을 올라가 털퍼덕, 가능하면 조그마하게 옹크리고 뻗어 무려 한 시간을 옴쭉달쑥 못했던 징그러운 추석이었다. 몸조리는 못해 줄 망정 그렇게 끌고 가야 할 만큼 중요한 날이었냐구.
쌀 한 말에 분쇄기 하나 던져놓고 갈아서 송편 빚으라 하고 고스톱 치러 나가 버린 시모. 나보다 먼저 혼인하고 욕심껏 애도 여럿 낳은 아랫동서랑 갈다 갈다 반 말에서 내가 멈췄다. 이 미친 짓 당장 그만 둬! 그게 네 번째던가 다섯 번째던가의 추석이었지, 아마. 동네 친구들 만나 당구 치고 술 마시다 지쳐서 들어와 길게 드러누운 채 TV만 보던 그 집 아들내미들. 때려죽일 녀석들.
전날 미리 와 일만 하는 작은며느리가 안 됐다고(그러면 안 부려먹으면 되잖아, 멍충아.) 나더러도 미리 오라던 시모한테, 그건 우리끼리 합의된 사항이니까 어머니가 말씀하실 것 아니라고, 집 밖에서는 못자는 습성 있는 내가 굳이 날밤 새려고 그 짓은 못하겠노라고, 더구나 우리 식구 불러다 편하게 재울 공간 하나 없지 않느냐고, 어느 구석에다 처박고 부려먹으려냐고 툭툭 뱉어 버리고 일어섰다. 어허, 배운 며느리는 저런 거구나, 궁시렁대든 말든, 등신처럼 예 예 따르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 날 하루는 완벽하게 종년으로 살았었다. 나중에라도 내가 이랬노라 큰소리는 쳐야 하니까.
이혼한 아비를 원수처럼 알던 남자들이 장가 들면서 차곡차곡 명절과 생일을 챙겨 찾아가기 시작했었다. 싫은 아비네서 멀뚱멀뚱 텔레비젼 화면만 바라보다 한두 시간만에 후딱 나서면서도. 역시 사내새끼들은 장가를 보내야 효자(?)가 되는 건감. 아니지, 지네가 효도하는 게 아니라 마누라를 효도시키려는 그 눈물 어린 배려라니. 불편한 그 자리를 열 해 넘어 다녔나 보다. 동생들은 한두 해만에 나가떨어지고, 무슨 대단한 효자라고 큰아들만 죽자고 찾은 건 며느리가 끌고갔기 때문이었다. 어미나 아비나 똑같은 년놈, 같은 취급을 해 줘야지 싶은 게 큰며느리 오기였다. 어차피 그 가운데서 떨어진 아들인데 뭐.
아니었다, 아니었다. 세월 지난다고 변할 건 아니었다. 변할 거라고 믿은 게 등신이었다. 더는 그 장단에 춤추지 못하겠다 선언할 당시 운좋게 아비가 죽어 줬고, 뼈를 구워 묻었다. 살아서도 외면한 아비인데 그냥 훨훨 뿌리면 좋을 것을, 성묘라는 것 하게 생겼다고 히히 좋아하며 남자들이 결정한 짓이었다. 마흔 넘어 첫 성묘가 신이 난 놈들의 꼬라지라니, 거기에 새끼들은 또 좀이나 흥이 났나. 만나는 사람한테마다, 통화하는 사람한테마다 성묘 얘기로 자랑을 내비치는 인간들에 대한 넌더리났다. 대한민국 천지에 성묘를 가는 건 저희뿐이지 싶더라. 죽은 귀신 앞에 어떤 음식을 어떻게 차리는지도 모르는 그 작자들 덕분에 나 혼자서 바리바리 만들어 싸간 음식들 놓았더니 허리 꺾기는커녕 단순히 고개만 숙였다가 덤벼들던 아귀들은 어른이나 애나 마찬가지였다. 남은 건 한 마디도 묻지도 않고 죄다 지네 차에 실어 버린 동생들. 사촌들 젓가락에 밀려 한 점도 못먹고 쫄쫄 굶은 딸은, 다시는 혼자서 그 음식 만들지 말라고 내게 다짐을 줬다.
내가 음식 마련을 하지 않은 성묘, 빈 묘에 꾸벅 고개 숙이고 돌아오면서 준비하지 않은 나만 탓했다. 내가 짱구냐. 니네 아버지 앞에서 너희 먹을 것을 왜 내가 마련해야 하는데? 돌아선 딸내미 회심의 미소. 나도 딸이 말려준 게 고마웠다. 우리는 음흉한 공모자였다.
며칠 전부터 전화 연신해서 성묘갈 것 확답을 받아내야 했다. 그러나 장남부터 만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추석, 누구더러 재촉을 할 것인가. 결국 전날 딸내미 데리고 조촐하게 찾아가 꽃도 꽂고 이웃 묘들 흉내내서 이것저것 장식도 했다. 카톨릭 묘지 특성 상 성모상이며 묵주며 주렁주렁 매달린 것 따라하느라고 곁눈질 깨나 했다. 해마다 그랬다. 도대체 누구 아비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하지만 거기 사는 한은 그래야 했다. 어린 딸한테 부모는 섬기는 거라고 가르쳐주고 싶었다. 지 아비가 안 그래도 어미는 제대로 가르치고 싶었다. 적어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는. 때론 그 마른 성묘를 간 아들들이나 이혼한 시모가 곱게 치장한 무덤에 입을 딱 벌렸다. 아비 귀신이 와서 스스로 단장하는 줄 믿은 건 아니었겠지.

아이고, 씨원하다. 올해부터 추석이고 나발이고 없다. 더 이상 종년질 안 한다. 이틀째 비가 오다 말다, 명절 당일인 내일도 맑지는 않는다 하니까 거기까지 허이허이 올라갈 정성 뻗친 놈 있을꼬. 누가 찾아가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안 찾아 찝찝한 놈 없을 거고, 귀신도 굳이 기다리지는 않을 거구만. 진작 이랬으면 홀가분할 것을 무슨 미련을 떨었나 몰라. 딴에는 할배니 찾겠는가고 성년 된 딸에게 물었더니 도리도리. 잘 생각했다. 그 집구석과 얽혀 봤자 좋을 건 없나니.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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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청소 마친 사랑방 2010. 4. 7. 14:17
미워하고 증오하고...그딴 거 다 지나고나면, 경멸과 지겨움만 남더라. 개인에 대해서건 땅에 대해서건 명칭에 대해서건. 에에, 죽었다 다시 날 수 있다면 그 땐 딴세상에 나야지.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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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lyrics)
/김광진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Posted by 구름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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